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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한 정보

계속 배에서 꾸르륵 소리가 난다면? 과민성대장증후군 유경험자의 고찰글

by 답은여기 2023. 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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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제목을 보고 들어오신 분들의 간절함...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제가 추천하는 방법으로 '무조건 완치된다!'라고 보장해 드릴 수는 없습니다.

왜냐면 저도 아직까지 앓고 있거든요.

하지만 과거보다는 눈에 띄게 나아졌습니다.

그래서 제 과대증 일대기와 도움이 됐던 방법들을 추려서 설명해드리려고 합니다.

꼭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1. 과대증 일대기 (+발병시기)

저같은 경우에는, 뜬금없이 중학생 때부터 배에서 소리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중학생 때 학교에서 소규모로 진행되는 수업이 있었는데, 그 수업을 하는 교실이 너무 좁아서 소리가 나면 항상 제가 아닌 척하려고 의자를 끌어서 소리를 내거나 괜히 자세를 고치곤 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오히려 더 이목 집중됨...)

 

그렇게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갔는데 대학 입시로 한껏 예민해진 학교는 고요했습니다.

배에서 소리가 날 때마다 정말 극단적인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힘들었습니다...

학교를 관두고 싶다, 배에서 소리나는 친구들만 모여있는 학교는 없나? 이런 생각은 밥 먹듯이 했고요.

아무리 찾아봐도 도움되는 정보들이 없었습니다.

 

조용한 데서는 도저히 시험을 볼 수가 없어서 모의고사 치는 날은 선생님께 허락받고 교실 밖 사물함에 서서 시험보고 그랬습니다.

중간고사 볼 때는 친구들에게 민폐겠구나 싶어 도저히 안 되겠어서 처음으로 보건실에 가서 시험을 봤습니다.

그런데... 그때 보건교사님이 저한테 했던 말이 너무 상처였고, 아직도 정확히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그런 거 가지고 여기서 시험을 본다고? 졸업할 때까지 이렇게 보건실에 와서 시험칠 셈이니?"

충격이었습니다. 아무도 소리가 안 나는데 나만 나니까... 나는 비정상적이고 이상한 사람이구나.

그 말은 안 그래도 이리저리 치여 한껏 예민해진 고등학생에겐 너무 충격이었고, 와중에도 소리가 멈추지 않는 내 몸을 원망하며 결국 저는 시험을 망쳤습니다.

그날 스트레스를 너무 받아 집에 와서 영어, 한국어 가릴 것 없이 논문이란 논문은 다 읽어댔습니다.

 

2. 증상

밥을 먹어도 배가 고픈 것처럼 속이 쓰리고 배고픈 것처럼 소리가 나고, 괜찮다가도 배가 아프면서 꾸르륵 소리가 나고...

그리고 가스가 차서 배가 빵빵한 느낌이 계속 들었습니다. 가스를 배출하고 싶다는 느낌도 지속적으로 들었고요.

증상과 소리가 한 종류가 아니라 여러 종류라는 느낌이 듭니다.

대학에 와서도 집 가기 전 시간까지는 남들 다 마시는 아메리카노, 음료수는 당연히 입에도 못 댔고 차가운 음식, 너무 매운 음식도 섭취하지 않았습니다.

 

3. 소리가 나는 이유?

위에서 말했듯 논문을 읽고 여러 정보들을 접한 뒤 제가 내린 결론은 '과민성대장증후군(IBS)', '장음항진증'이었습니다.

두 가지 모두 해당되는 것 같아서 저는 두 가지에 대한 정보를 다 찾아봤습니다.

 

우선 과민성대장증후군은 세 가지 증상으로 분류되는데요. 

바로 1) 변비형 2) 설사형 3) 가스형 입니다.

이 세가지 중 소리가 나는 저는 3번, 가스형에 해당했습니다.

 

이 경우, 바로 소장과 대장 속에 있던 가스가 이동하면서 꼬르륵거리는 소리가 나는 것입니다.

그래서 계속 음식물이 소화되거나 가스가 차는 과정에서 가스가 움직이는 소리가 외부로까지 퍼져나간 거고요.

 

장음항진증의 경우, 배가 아프거나 항문 근처에서 가스가 움직이는 듯한 소리는 안 나는데요.

하지만 침을 삼키면 목에서 소리가 나거나 이유없이 배에서 소리가 나는 증상을 띕니다.

여기서, 장음항진증과 과민성대장증후군의 치료법(요법)이 비슷하기에 별개로 보지 않아도 될 듯합니다.

 

과민성대장증후군(A.K.A.과대증)은 말 그대로  '증후군'이기에 아직 의학계에서도 정확한 원인과 해결책을 찾아내지 못한 상황입니다.

질병관리청의 발병원인

 

4. 내가 해봤으나 효과가 미미했던 것들

찬 밥 더운 밥 가릴 때가 아니다라는 생각으로 이것저것 다 시도해봤습니다.

너무 괴로웠기 때문이죠...

 

첫번째, 한의원

체질개선이 중요하다하여 속는 셈치고 약도 먹고 침도 맞고 할 건 다 해봤지만 결국 낫지 않았습니다.

완치는 커녕 개선이 되었다는 느낌도 못 받았네요.

 

두번째, 일시적인 약 복용

약국에서 과대증 환자들 사이에서 유명하다는 까스앤프리같은 가스제거 약들 다 먹어봤는데 효과 전혀 없었습니다.

속도 계속 더부륵했습니다.

 

세번째, 민간요법

유튜브에 민간요법 가르쳐주시는 분이 있다고 하셔서 그분 영상을 다 찾아봤습니다.

영상이 좀 길고 지루하지만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고 하나도 놓치지 않고 다 봤습니다.

쌀을 넣은 주머니를 발목에 달고 뭐 스트레칭하듯이... 하는 그런 거였는데 효과 없었습니다.

 

네번째, 유산균이나 비타민 약 복용

이건 아직도 먹고 있는데 효과가 있는 건지 없는 건지 모르겠어요.

과대증 말고도 좋다고 하니 그냥 챙겨먹고는 있습니다.

 

5. 도움이 된 것들

첫번째, 따뜻한 물 마시기

저는 일어나서 유산균 캡슐과 따뜻한 물을 한 컵 정도 마십니다.

유산균은 아직 효과를 모르겠어서 제품명은 안 적습니다.

아무튼... 일어나서 데운 물 한 컵 마시면 확실히 속이 덜 불편한 느낌이 들어요.

전 이걸로 효과를 많이 봤어요.

 

두번째, 참지 말자

가스 나올 것 같으면 배출하세요. 참지 마세요...

방귀, 트름 나올 것 같으면 밖에 나가서라도 하세요.

이게 쌓이고 쌓이면 결국 가스가 기관들을 돌면서 소리가 납니다.

 

세번째, 차가운 음식 금지

밖에서 차가운 음식 절대 드시지 마세요. 100% 소리납니다.

특히 탄산음료 절대 안 됩니다...

방심하고 친구 거 딱 한 입 마셨다가 그날 수업 못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네번째, 너무 매운 음식도 금지

특히 요즘 유행하는 마라탕, 마라샹궈 이런 건 더욱 안 좋습니다.

고추기름같은 거 진짜 최악입니다...

이런 건 과대증 없는 위장 멀쩡한 사람들이 먹어도 해로운 음식입니다.

기억하세요... 우린 유리대장이라는 것을

 

다섯번째, 모닝똥 습관화하기

아침에 변 보는 걸 습관화하세요.

속이 훨씬 편하고 한결 나은 느낌입니다.

하지만 항상 이렇게 하시던 분들이 아니라면 익숙치 않아서 쉽지 않을 겁니다.

이건 과대증 환자 뿐만 아니라 보통 사람들도 아침에 보는 게 습관이 안 돼 있으면 처음은 어려워요.

더욱이 과대증 환자는 가스가 몸 안에서 돌면서 그 가스가 고체화된 것처럼 꽉 막힌 느낌이 들거든요.

 

여섯번째, 입으로 숨 쉬지 마라

원래 코로 숨 쉬고 계시는 분들이 대부분이기에 뭔 헛소리냐? 라고 하겠지만 저는 타고나길 비염이 있어서 어릴 때부터 입으로 숨을 쉬었습니다.

잘 때도 입으로 숨을 쉬고, 코로 쉬다가도 숨이 차면 다시 입으로 숨쉬고 그랬습니다.

구강호흡은 원래도 안 좋기로 소문 자자하니 만약 저같은 분들 계시다면 당장 고치세요.

입으로 숨 쉬면 몸 속에 들어오는 공기량이 더 많아져서 가스 생성이 매우 잘 됩니다.

퍙소에 입 닫고 코로 숨 쉬는 연습하세요. 비염 있으신 분들은 비염치료 꼭 받으시고요.

잘 때는 구강호흡 테이프, 숙면보조밴드 같은 것들 사용하시는 거 추천드립니다.

(※수면무호흡증 환자 분들은 위험하실 수도 있으니 의사와 상담하세요.)

 

 

P.S

참고로 이건 체질개선, 운동, 식습관 개선 이런 것들로 단번에 없어질 만만한 놈이 아닙니다... (꼭 안 겪어본 사람들이 이거 안 해서 그래~ 훈수둠)

증상이 너무 심각할 때 낫고 싶다는 마음이 너무 간절해서 인터넷 맨홀까지 뚫어버릴 기세로 카페, 사이트, 유튜브 댓글을 다 찾아보고 정독했는데요.

 

과대증 카페에 계신 분들 중에는 증상이 생기기 전부터 인스턴트, 과자 안 먹고 건강한 식습관만 고집하시면서 매일 꾸준히 운동해오셨던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이렇게 인스턴트만 먹어도 안 생기는 사람이 있고, 평생 건강하게 살아도 갑자기 생기는 사람이 있고 그렇더라고요.

마찬가지로 낫는 것도 어느날 호전되는 경우도 있고, 몇 년을 노력해도 안 나아지는 사람도 있습니다.

각자의 사정을 함부로 잴 수 없고 함부로 입에 올릴 수 없듯이요.

이게 뭐라고 사람을 괴롭히나 싶다가도 소리만 안 나게 만들어준다면 뭐든 할 자신이 있고... 참 그렇습니다.

 

이 증후군이 제 인생의 중요한 시기를 망쳤다는 생각도 가끔 합니다.

위에서 말했듯 학년이 올라가면서 학업스트레스 받아서 더 심해진 건지 성적도 많이 떨어졌고요.
제일 중요한 학창시절을 이것때문에 허투루 보냈네요.

그래서 지금 스트레스받는 학생 분들에겐 유독 더 도움을 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엇보다 증후군인 만큼 인식이 개선돼야 한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정확한 원인도, 해결책도 없는 이 병은 겪는 당사자가 제일 괴롭다는 걸...

그렇지만서도 부끄럽고 창피한 게 아니라는 걸, 본인이 마인드컨트롤 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과대증을 앓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언제든지 생길 수 있고, 완치가 어렵다는 것을 인지할 필요도 있고요.

 

여기까지 읽으신 분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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